그나마 격주로 혼자 어딘가 놀러가서 짧은 글 여러 개를 SNS에 남길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내용이 짧고, 뻘글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많지만, 글쓰기 근육을 다시 키우려면 이렇게라도 해야겠죠?
잠시 글쓰기에 매진하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언제쯤 남의 생각을 덜 빌리고, 자유롭게 글을 자주, 길게 쓸 수 있을까요?
고민하고, 연습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SNS에 남겼다가 다듬은 글 두 편을 남기고 갑니다.
남은 8월, 건강하게 보내세요.
기찻길 사이로 터를 잡은 사람들을 생각하며(2026.7.26.)
경암동 철길마을(본인 사진)
태국 방콕의 매끌렁 시장과 베트남 하노이의 기찻길 마을은 실제 기차가 지나가는 길 사이로 가정집, 가게 등이 있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이 이야기를 듣자 신기하다고 생각하다 어떤 사연이 있길래 마을이나 시장이 생겼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러다 전북 군산시 경암동에 그런 마을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1944년부터 2008년까지 종이를 실어 나르는 화물열차가 지나가는 길 사이로 가게와 가정집이 들어섰는데, 폐선 후 공원으로 바뀌면서 추억의 먹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졌다. 주위에 들어선 아파트와 상가, 맞은편에 있는 대형마트, 지은 지 몇 년 안 된 큰 건물을 바라보니 현대 도심 속 옛날 거리에 온 기분이 들었다.
그곳을 다녀오면서 앞서 말한 궁금증을 다시 떠올렸다. 근대화와 경제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겼다는 단순한 해답을 넘어서, 기찻길 사이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기차는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르는 교통수단이다. 그것이 지나가는 길에서 사람 사이에 뭔가 거래되고, 공유하는 흐름이 있다. 그렇게 이익을 얻고, 소통하며 삶을 이어가려는 마음이 그들을 끌어당기고, 끝내 터를 잡게 만들었나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적응 능력을 생각하게 된다.
조지원 화양연화에서 남긴 글(2026.8.3.)
세종시 조치원읍 화양연화(본인 사진)
무더위가 전국을 뒤덮은 여름이다. 40도 가까이 푹푹찌는 남쪽 동네를 피해 잠시 북쪽 읍내로 왔지만, 바람이 살짝 불고 기온만 낮을 뿐 더운 건 마찬가지였다.
역 근처에 있는 상점에서 복숭아를 뒤집어쓴 오리 키링을 사고, 오리고기 라멘을 먹고, 귀가 전에 살 복숭아를 눈여겨본 뒤, SNS에서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책을 읽고, 생각나는 대로 글을 남기는 중이다.
바깥은 습하고 더운데, 여기는 낙원이었다. 리모델링한 옛날 가게 건물 안에서 오래된 가구로 어릴 적 추억을 담았고, 디퓨저 속 꽃향기와 식물로 더위에 지치고 급해진 마음을 진정시켰고, 에어컨과 스피커 속 피아노 연주로 오감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카페 이름도 멋지다.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데, 커피와 디저트를 곁들이며, 여유를 즐기면,뇌는 이 순간을 인생의 좋은 기억으로 저장할 것이다.
조선시대의 방랑시인도,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의 지식인도, 광복부터 고도성장기까지의 예술인도 그렇게 흔적을 남겼겠지? 읽었던 책 속에서 작가는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며 느꼈던 여름의 흔적을 남겼는데, 당일치기 여행객인 나는 무엇을 남겨야 할지 몰라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