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유일의 백화점이었던 신라백화점, 현재 다이소 경주점이 들어서있다. (신라백화점 관련 이미지 출처 : 경주신문, 경북매일, 네이버 블로그 ‘옛날 백화점’, 다이소 경주점 - 본인 촬영)
다이소 경주점 자리에 있던 신라백화점은 이 곳의 변화를 알린 상징이었다. 경주 유일의 백화점이지만, 공간이 좁고, 가까운 대구, 포항, 울산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늘어 찾는 사람이 줄어든데다, 창업자의 불법 대출 의혹 등으로 문을 닫았다. 한때 이 이름을 내건 금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가 SNS에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공식 SNS 계정은 새로 생겼거나 떠오르는 가게, 야시장 행사 등을 소개하는데, 앞서 말한 거리의 풍경을 둘러본 나에게 눈물겨운 노력으로 보인다.
반면 봉황대나 황리단길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보였다. 몇몇 카페는 앉을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줄이 많았고, 조그만 소품점도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같은 경주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앞서 말한 곳을 SNS에서 언급했는데 몇몇 답글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금리단길의 문제는 유동인구 대비 월세가 너무 높다는 거야. 상권이 살아나려면 결국 매력 있는 사업자가 들어와야 하는데,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 구조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거든. (중략) 다시 살아나려면 사업자가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데, 지금 구조에서 쉽지 않아 보여.”
“딱히 살아나기 힘들것 같아요. 금리단길이라는 이름만 붙여놨을뿐, 특색도 없이 망해가는 시내상가 골목인데, 기존 건물주들이 세를 싸게 놔서 뭐라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때 신라의 수도답게 문화재가 많고, 자연 환경도 좋아 오래전부터 각지의 사람이 찾는 경주지만, 앞서 말한 두 곳의 대비되는 모습을 보니 원도심을 살리려는 지자체가 얼마나 고심하는지 느껴진다.
경주시는 지난 2021년부터 5년간 총 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야시장 운영, 거리 정비, 청년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다. (중략) ‘빛 좋은 개살구’가 된 80억 르네상스 사업의 방향성을 재검토하고,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리단길의 불 꺼진 거리는 경주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 <‘7조 효과’에도 비어가는 경주 원도심…황리단길 옆 금리단길의 눈물> (경북일보, 2026.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