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경주역 인근 철도거리와 카페 건물
월요일 늦은 오후, 옛 경주역 주변 거리에 있던 관사 건물을 활용한 카페로 왔다. 벽엔 유명 회사에서 만든 앰프와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오래된 건물과 어울렸다. 거리 주변을 돌아보다 이런 곳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해봤다.
기차역 관사는 역무원과 기관사 등이 사는 숙소다. 한국에 철도가 들어온 조선 말기~일제강점기에 주요 도시 기차역과 함께 지어졌기에, 남아 있는 건물은 근현대 건축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지자체에서 관리하거나, 일부는 카페나 식당 혹은 문화공간으로 쓰인다. 당연히 도시 관광 코스에서 한자리에 들어간다.
한때 역무원에게 외면받은 적도 있었다. 2000년 3월 18일에 올라온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철도청 (현 한국철도공사)은 용도 폐지된 철도역 관사 중 89개를 철거하되, 중앙선과 영동선에 있던 7개 역 관사를 매각했다. 교통수단 발달로 직원들이 여기에 살기 꺼린다는 말도 시대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런 마을은 늘 재개발과 보존을 놓고 거주하던 사람들의 마음이 엇갈린다. 대전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마을만 해도 많은 이가 찾으면서 가치가 있는 건물들은 가게나 문화공간으로 보존되고 있지만,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고, 관리도 하지 않는 곳들이 많아 철거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서 말한 가게도 ‘젊은 사람이 들어와 활기가 생긴다’랑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이 여기서 돈을 번다’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기차역 주변 오피스텔이나 아파트에 숙소를 마련하는 요즘, 예전에 있던 관사 건물과 마을이 그만큼 귀하게 느껴진다. 다 보존하지 못하더라도 정비와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의 활기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