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 찾는 이야기> #13. 집에서 삶의 활력소 찾기
코로나19가 삶의 패턴을 바꿉니다. 집 근처 직장으로 출퇴근하고, 여러 군데 배달가는 저는 모르지만, 계속 집에 있어야 하는 분들은 답답했을 겁니다. 얼른 끝나길 희망하지만, 쉽지 않겠죠? 이 기회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봐야겠습니다. #1 趣味三味境(취미삼미경) (25) 書藝(서예) 매일경제 | 1970.04.09 https://www.mk.co.kr/sitemap/onews_view/1970/171329/ “연일 신경을 쓰며 시달리는 사회생활에서 휴일 화창한 날씨의 아침에 갈아놓은 묵향에 잠겨 고인의 명시인 비파행(백락천작) 등을 선화지에 옮길때 그 삼매경이란 체험한 사람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선경이지요. 이 풍류를 많은 사회인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단숨에 서예의 삼매경을 소개하는 배종승 이사가 이에 입문한 것은 30여 년 전. 당시 경기중에 재학 중이던 그는 이때부터 취미로 익혀온 솜씨가 이젠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되어 시내 웬만한 곳엔 자신의 작품이 걸려 있게 되었다면서 퍽 대견스런 표정을 지어 보인다. (중략) 그는 서예야말로 고상한 인격 수양의 길이며 과학·기계문명의 시대에 있어서 메마른 정신면에 윤기를 불어넣어 생활에 아취(雅趣, 뜻이나 품격이 높고 아름다운 정취 또는 그런 취미 - 표준국어대사전)를 주는 것이라고 서예를 적극 권장했다. #2 붐이는 熱帶魚(열대어) 기르기 동아일보 | 1970.09.16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70091600209206001&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70-09-16&officeId=00020&pageNo=6&printNo=15058&publishType=00020 5, 6년 전 붐을 일으켰던 열대어가 최근 고층빌딩, 호화주택, 맨션아파트 실내 장식용으로 갑자기 붐을 타고 있다. 개인의 기호로 선택되는 취미 중 알고 보면 별로 신비스럽거나 동떨어진 느낌이 없어지듯이 열대어 자체도 그리 비싸거나 고급한 것만은 아니어서, 특수층의 전유물이 아닌 것을 곧 깨닫게 된다. 성의와 관심만 조금 두면 일반 가정에서도 관상어 취미에 여가와 정성을 쏟을 수 있다. (중략) 현재 국내에는 25종의 열대어가 보급되고 있다. 사철의 산란기를 갖고 있으나, 때맞추기가 어려워 계속 진종(珍種, 진귀한 품종 - 표준국어대사전)을 배양하지는 못하는 실정. (후략) #3 (나의 여가) 고장난 가전품 보면 눈 번쩍 / 수리 몰두 정신 피로도 말끔 한겨레 | 1994.01.28 나는 주변에서 고장 난 가전제품이나 가구, 잘못 배치된 전기설비 등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아직 쓸 만한 물건이 버려진 것을 보아도 마찬가지다. 그런 물건들은 다시 태어나기 위해 나의 손길을 기다려온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중략) 취미라는 게 즐겁게 몰두할 수 있고 정신적 피로도 풀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면 ‘수리’는 나의 여가를 채우는 으뜸 취미이다. 게다가 나의 취미생활에 대해 주위 사람들이 자원 절약과 재활용에도 공헌하고 있다고 부추겨 주니 보람도 느낀다. (중략) 아내도 연애 시절에는 무엇이든 척척 고쳐내는 나의 손재주를 보고 ‘맥가이버 같은 사람’이라면서 높은 점수를 쳐주었던 게 사실이다. 아내는 지금도 겉과는 달리 속으로 남편의 취미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음을 나는 안다. -------------------------------------------------------------- ‘달고나 라떼 만들기’, ‘콩나물 키우기’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국의 온라인을 채운다. 오래 정성을 들여야 결실이 보이고, 바깥에 나갈 일이 잦으면 가볍게 지나칠 만한데, 왜 자랑하는 사람이 늘까?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자의 반 타의 반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갑자기 늘어났기 때문이다. 처음에 집에서 쉬니까 기분이 좋겠지만, 날이 길어지면 서서히 지루함과 무기력함을 느낀다. 재택근무나 온라인 강의 듣기가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 느는 건 당연하다. 이쯤 되면 재발견이다. ‘삶의 질과 행복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레이디경향 2014년 8월호)이자 무기력증 극복 방법 중 하나로 권장되는데, 나만의 취미에 빠지다 보면, 시간이 잘 가고 스트레스도 잘 풀린다고 한다. 온라인 취미 강좌 사이트 ‘하비틱’의 민윤홍 대표는 ‘잡념을 버리고 취미에 몰입하는 동안에 뇌는 반 명상 상태와 똑같이 변한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마음을 치유할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은 일거리를 만들어 하는 존재다. 손발이 자유롭고, 뭐든 생각하며, 도구를 이용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작가 조정민은 ‘왜 일하는가’라는 책에서 ‘무슨 일이건 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한다. 그 생각을 통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간다’고 말했는데. 어쩌면 앞에 말한 행동은 생존과 자기만족을 찾으려는 본능이 아닐까? 이응상 : <꿈꾸는 만년필> 5기 저서 : <마음을 쓰다> 많이 모자라며 자존심이 강하고 엉뚱한 사람. 꿈과 희망을 믿고 배우며 세상을 보려는 사람. 누군가에게 친근하고 도움이 되려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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