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이어 쓰기> #105. 청년층의 죽음
이번 글은 젊은 연령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미 대한민국의 출생자 수가 줄고 있다는 소식은 많이 들었을 겁니다.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마주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과거에서 찾는 이야기'는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에 대해 짧은 생각을 담았고, 뒤에 이어지는 글은 청년층의 자살과 고독사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조사하면서 같이 다뤄야하나 고민했었는데, 어느 글의 도움을 받고 같이 쓰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볼만한 글로 링크했으니 시간될 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장래희망, 꿈 ![]() ![]() 연대 학생연구팀 서울 387명 설문조사 남자 운동선수, 여자 교육자 2위로 부모들은 의사 아들, 예술가 딸 바라 50% 이상이 “엄마, 아빠 닮고 싶다” 서울 시내 국민학생의 장래희망 직업은 남자의 경우 과학자, 운동선수, 의사 순으로, 여자는 예술가, 교육자, 간호원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가 아들에게 바라는 직업은 의사, 과학자, 법률가, 딸에게는 예술가, 의사, 교육자 등이어서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은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략) 아버지, 어머니를 닮고 싶어하는 것은 핵가족제도에서 부모의 위치가 어린이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성장발달기에 부모의 역할 표본은 어린이의 사고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 나의 어렸을 적 꿈은 뭐였을까? 생각해보니 막연히 크고 멋있어 보이는 직업을 생각했었다. 지금 내 모습, 꿈과 전혀 다른 직업이랄까? 매년 설문조사를 하는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린 학생들의 꿈이 달라지는 게 보인다. 지금 다시 묻는다면 운동선수, 가수, 스트리머(유튜브나 트위치 등 인터넷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가 되겠지? 한 세대가 자라며 앞 세대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한다.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뒷 세대에게 바라는 것도 많아진다. 멋있어 보이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닮고 싶어 꿈으로 정하다 나중에 바꾼다던지, 자신과 부모가 바라는 직업이 달라 갈등을 겪는 건 흔한 일이다. 단순히 우리가 뒷 세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꿈을 갖고 세상을 산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지만 요즘 초등학생의 꿈이 줄어들거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굳이 꿈을 빨리 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세상이 점점 경쟁을 앞세우면서 안정적인 꿈을 추구한다. 풍요로움 속의 각박해짐일까? 이러한 물음에 답할 자신이 없다. 어렸을 적 꿈꾼 모습과 지금 살아가는 모습의 큰 격차를 떠올리며 앞날에 희망을 걸 뿐이다. --------------------------------------------------------- (전략)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교육. 이런 말은 초등학교에서조차 의미를 잃은 지 오래다. 이제 초등학생도 경쟁의 정글에서 지옥의 경주에 나서는 처지다. (중략) 교사들의 도움을 얻어 서울 숭례초·문래초·화계초·남부초·개일초·개원초, 강원 영랑초·천진초·조양초 4~6학년 700여 명에게 물었다. 조사한 학교 가운데 특징이 명확한 학교와 학년을 중심으로 초등학생의 꿈에 대해 살펴보았다. “나의 꿈은 돈 많은 주부” 꿈을 꾸지 않는 초등학생이 늘었다. 대답하는 학생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꿈이 없다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분명했다. (중략) 서울 강남구 개일초등학교 박형준 교사는 “강북이냐 강남이냐에 따라 학생들의 직업 선호도가 확연히 구분된다. 강북 지역에 비해 강남 지역 학생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의사 등 높은 소득이 보장된 전문직이 꿈이라고 말한다”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요즈음 학생들은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의사가 되겠다고 말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그저 돈 많이 벌고 편한 직업을 찾는 것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청년층의 죽음 - 출생률보다 자살, 고독사에 신경써야 한다
“지난 12일 잠수교에 차량 한 대가 며칠째 방치돼 있다는 신고가 서울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에 접수됐다. 해당 차량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잠수교 북단 방향 갓길에 정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 문은 잠기지 않은 상태였으며 뒷좌석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또 블랙박스는 끊어져 있었고 휴대폰과 지갑 등 개인 소지품이 차 안에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휴대폰에서는 유언으로 보이는 1분가량의 동영상이 발견됐다. 차량 주인은 김씨였다. 김씨의 실종 소식은 최근 잠수교 난간에 아들을 찾는다는 내용의 노란색 포스트잇이 곳곳에 붙은 사연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포스트잇에는 '아들 김성훈, 집에 가자 어여. 엄마는 울 아들이 필요한데', '아들(김성훈), 사랑한다 많이 많이. 엄마 지금 서울에 있단다. 너를 찾고 있어'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부디 견디길….’ 윤지수(24·가명)씨가 ‘알 유 해피’(Are you happy)라고 쓰인 일기장 표지에 꾹꾹 눌러쓴 표현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지수씨는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를 꿈꿨다. 그녀가 남긴 일기장에는 취준생의 간절함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평소 롤모델로 생각했던 유명 언론인을 만난 후 벅찬 기쁨을 기록한 지수씨는 그다음 문장에서 그게 ‘꿈’이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책장에는 학교에서 받은 상장들이 보관돼 있었다. 지난해 6월 짧은 생을 마친 그녀의 원룸에서는 먹다 남은 신경안정제가 발견됐다.” 대한민국 출생률이 2020년 기준 ‘0.84명’이라는 최저 기록을 세웠다. 오래전부터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먼 미래에 나라 전체가 소멸할 거란 이야기도 나왔다. 모든 분야에서 이를 막아보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하지만 역부족이다. 몇몇 어른들은 젊은 사람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결혼하고 자식 가질 생각이 없어." "우리 때는 지금보다 힘들어도 가정을 이루고 살았어." 이렇게 말한들 소용이 있을까? 원인을 찾아 풀지 않고, 태어나 키울 사람들 수만 바라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정작 해결할 문제는 따로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 대한민국’ (2003~2016, 2018~)’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사망원인 통계’에서 2019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하루 평균 3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10~30대의 사망원인 1위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앞만 보고 달리다 뒤를 보지 못한 결과가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이다. <청년들의 쓸쓸한 죽음 ‘고독사’> (TBS ‘민생연구소’ 19회, 2020.11.20.) 특히 젊은 연령대의 고독사도 많아졌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무연고 사망자는 9,330명인데 5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 따로 고독사 통계를 내지 않았으니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많을 것이다. “청년들이 무연고 사망자로 오는 경우, 그리고 고립사하는 경우는 항상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가 있겠지만, 고립사(고립된 죽음) 이전에 고립생(고립되어 살았던 삶)이 있었어요. 쪽방처럼 적정 주거지가 아닌 곳에서 사셨던 분들이 굉장히 많다보니까 돌아가시기 까지의 과정을 추측도 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 김민석 ‘나눔과 나눔’ 캠페인 팀장 “20~30대 청년 자살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어요. 크게 보자면 취업이 제일 크고요. 그 다음에 우울증이라던가 아니면 주식, 도박 등에 더 이상 감당이 안돼서 자살을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 길해용 특수 청소 업체 대표 그들이 남긴 메시지는 각자 다르지만 넘어서기 힘든 사회의 벽, 극심한 외로움, 주변 사람들의 외면에 둘러싸인 채 살다가, 견딜 힘과 의지가 떨어져 세상을 떠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경섭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층은 자신의 채무나 생계에 대한 부담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들이 처한 극한적인 상황이 어느 시점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 세계에 유행하는 코로나 19는 그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라진 취업 시험, 자격 시험, 그리고 이 시험을 치르지 못하면서 연기되거나 공중에 붕 뜬 온갖 기회들이다. 기회가 없어지면서 희망도 없어졌다. 희망이 없으므로 살 이유들이 사라졌다. 유학 갈 기회도, 해외 연수도, 해외 봉사도 취소되면서 부모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알바도 하지 못하면서 컴퓨터나 하고 지내야 하는 상태의 청년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은 낙관적이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담론은 더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 어차피 코로나 전이나 후나 모두 힘들 거니까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 이미 곳곳에서 분석 중이지만 청년층의 죽음은 다른 연령층보다 한국 사회에 큰 이유와 흔적을 남겼다. ‘왜 죽을 수밖에 없나, 왜 이 세상이 그들에게 잔인한가’를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2021년 4월 1일부터 고독사 예방법이 시행되거든요. 이러한 적용 분야를 노인세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20~30대 청년이라든가 그 제도적인 조치를 마련하면은 그대로 고독사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 길해용 특수 청소 업체 대표 맨 앞에 말했듯이 출생률 인구를 높여 인구를 유지하는 일이 한계에 다다랐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층의 죽음을 막아야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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