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선진국 19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과 미국이 사회적 갈등, 다른 정당 지지자와 갈등이 가장 심하다고 발표했다. (출처 : 퓨 리서치 센터 누리집)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미국의 두꺼운 중산층이 깨지고 불평등이 심해져 소수 인종과 이민자, 이슬람교도들에게 적대를 퍼붓게 되는 일종의 적대가 전이되는 문제가 나타났다”며 “지금 세계 정치가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다. 불평등의 심화와 중산층의 몰락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양극화는 미국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에서 선진국 중심 민주주의 19개국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다른 정당 지지자와의 갈등이 한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미국이 2위였다. 반면 북유럽의 스웨덴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불평등이 크고 시장주의가 강하게 작동하며 상대적으로 복지가 약한 나라에서 양극화 현상이 도드라졌다. - <쩍 갈라진 미국…정치갈등 속 불평등에 ‘내 편 아니면 적’> (한겨레, 2023.10.4.)
정당 지지자 사이의 갈등과 혐오는 어느덧 불평등 등 다양한 이슈와 요인을 타고 외국인, 남녀, 계층 등 다양한 분야로 넘어왔다. 한국전쟁과 군사 독재 정권때 ‘우리 말 듣지 않으면 빨갱이’라는 표현이 시시때때로 나왔다면, 지금은 페미니스트, 성 소수자, 이슬람 등이 비하 용어로 쓰인다.
2022년 7월 25일, 서울신문 스콘랩은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 19~69세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한국리서치 진행) 결과를 바탕으로 혐오 키워드 3가지를 찾아냈다.
1. 내집단만 향하는 공감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현재 가천대 창업대학장)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2. 비뚤어진 자기확신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중략)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3. 접하지 못하면 커지는 편견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중략)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서울신문, 2022.7.25.)에서 정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상 기후, 경제적 불평등, 지나친 경쟁 조장으로 다양한 갈등과 혐오가 커지고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우리는 자기 집단만을 사랑하고, 반대 집단을 싫어한다. 모든 사람, 집단을 사랑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시도는 안 될까? 우리는 같은 지구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