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라보기>
경북 영양에 쏟아지는 긍정의 관심(파뿌리 팀이 올린 영상 소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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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에 이어 올립니다.
피식대학의 영양군 비하 영상이 논란이 되었는데, 요번에 긍정적인 반응이 담긴 영상이 있어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스스로 내용을 정리하고 소감을 쓰면서 생각을 더 적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좀 더 실력을 키워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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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1일, 피식대학에서 올린 영양군 방문 영상은 지역 비하로 많은 사람의 비난을 받았고, 구독자 수도 떨어졌다. 18일이 되어서야 사과문을 올리면서 비공개 처리했다.
“문제가 되었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컨셉을 강조하여 촬영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들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 물 이네', ‘할머니 맛’ 등 지적해 주신 모든 언급사항에 대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 분들께 여과 없이 전달되었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 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 드립니다.” - 피식대학 유튜브 채널 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과문에서
많은 언론에서 그들을 비난하지만, 영양군이 있는 대구·경북의 언론은 더했다. 미디어오늘이 이들의 칼럼과 사설을 정리한 기사를 냈을 정도다.
경북 영양 비하에 대구경북 언론, 칼럼·사설 통해 반발 “생업 이어가는 사람 조롱거리 만든 채널, 상응하는 책임 져야”
- <대구경북 언론, 피식대학에 “퇴출돼야” “사과 진정성 있나”> (미디어오늘, 2024.5.28.)
다행히 그 사건 이후 영양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번 글을 쓰려고 여기저기 검색했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이 긍정적인 소감을 담은 방문 영상들을 추천했다. 피식대학의 비하를 의식해서인지 깨알같은 비판은 덤이었다.
“맛없다, 맛있다는 주관적이잖아요. 맛없다고 할 수 있는데, 단순 맛 표현을 넘어서 약간 조롱거리로 일삼은 발언이 조금 문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음식머법관, <피식대학 영양군 햄버거빵 정말 맛없을까?> (2024.5.18.)에서
“저도 촌 사람이지만, 여러분이 사실 이런 곳에 오시면 아무것도 없는 거를 즐길 줄 알아야 됩니다.” - 컨셉테니스 팀,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는 '영양'에 왔쓰유예> (2024.5.2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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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그룹 ‘파뿌리’가 5월 19일에 올린 <파뿌리24> 「24시간 동안 인구 1등 VS 인구 위기!! 사람이 많은 곳이 무조건 더 좋을까?!」를 소개한다. 제목대로 멤버인 강호이와 진렬이가 인구 1위인 서울과 인구 소멸 위기의 영양을 각각 1박2일 둘러보는 영상이다. 위의 사건을 노렸냐는 댓글이 처음에 있었지만, 5월 2일 촬영이라고 영상과 소개 글 등에 알렸고, 시간이 지나자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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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부터 붐비는 서울 여의도 (해당 영상 갈무리)
서울의 곳곳을 둘러보는 강호이는 평일인데 식당, 카페 등에 대기 줄이 많은 모습에 자주 놀랐다. 칼국수는 사람들이 빠져나간 시간에 겨우 먹었고, 경복궁, 강남, 한강공원, 홍대는 수많은 인파를 지나다 마주친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을 자주 받으면서 피곤한 모습을 보였다. 오죽하면 동행했던 카메라맨 신짜오가 제자리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는 그를 보고 ‘보통 걸으면서 먹는 친구인데 오늘은 집에 가고 싶다는 얼굴이 보인다’고 말할 정도다.
반면, 진렬이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다는 영양을 가고 싶었다고 처음부터 말했다. 아예 ‘서울에 살면서 많은 사람에게 치여 힐링이 필요했다’고 말할 정도다. 도착하자 한적한 읍내에 어색함을 느꼈지만, 점점 둘러보면서 편안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영상에 담긴 읍내는 김밥 프랜차이즈, 중식당, 편의점, 동전 노래방, 빵집 등 있을 게 다 있었다. 전통시장도 둘러봤는데 장날(매월 4나 9로 끝나는 날)이 아니라서 지나가는 사람을 보지 못한 데다, 규모도 적었다. 그러다 꽈배기 프랜차이즈에서 꽈배기와 슬러쉬를 사 먹었는데 맛있다면서 이 지역의 시장 풍경을 말했다.
“정겹네요, 저희는 어렸을 때 경험해 봤지만, 요즘은 좀 보기 힘든 뭐랄까요… 이웃간의 정(이 느껴진달까)? 낯익은 사람들이 자주 보이니까 얘기를 많이 나누는 게 아닌가…”
작은 영화관을 찾았는데 상영하는 영화가 <포켓몬스터: 성도지방 이야기, 최종장>, <범죄도시 4> 뿐이었다. 상영시간은 하루에 3번이었지만 이마저 그는 여기서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어 '영양가 있는 영양'이라 긍정적으로 평했다. 먼저 예매해놓고 다시 주변을 돌아보는데 더 한적했다. 하지만 걷는 내내 ‘자연을 벗 삼아 산다고 하면 안빈낙도에 최적이다', ‘공기가 좋다, 비염이 있는데 여기 오니까 코가 뻥 뚫렸다’, ‘첫인상으로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이라는 게 안 느껴진다’ 등 좋은 평이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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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렬이의 칭찬이 담긴 장면(영상 갈무리)
“저 같은 내향인들한테는 이만한 최적의 장소가 없습니다,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파라다이스.”
“높은 건물도 별로 없어, 뷰가 탁 트이니 눈이 편안하다.” - 팔각정인 바들양지쉼터에서 한 말
선바위에서 사진으로 담을 수 없을 정도라 칭찬했고, 마을에서 일하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외지인에게 마음을 열어주는 모습에 감동도 받았다. 반딧불이 천문대에서 망원경으로 본 밤하늘의 수많은 별, 다음날 바람의 언덕에 올라가 본 풍경에 놀라워했다. 심지어 서울로 올라가기 전 들른 국밥집에서 사장님에게 받은 푸짐한 서비스에 ‘여기 남고 싶다’ 말할 정도다.
“소멸위기 지역이라는 게 아쉬울 정도로 공기도 좋고 사람도 좋고 그냥 다 좋았다.” - 진렬이가 남긴 총평
마지막에 있는 쿠키 영상에서 그는 다시 서울로 왔는데 도로에 차가 막혀, ‘다시 영양가고 싶다’는 리액션을 보여주며 마무리했다.
나는 이 글을 쓰려고 영상을 더듬더듬 찾아봤는데, 그들이 서울과 영양을 직접 둘러보면서 보인 반응에서 진심을 느꼈다. 나중에 쉬는 날에 둘러볼까 생각이 들 정도다. 인구 소멸 위기 지역, 낙후 지역이라는 평가가 여전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지역이 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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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상(a.k.a. Blueman)
- 글쓰기 코칭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5기
- 저서 : <마음을 쓰다> (2015, 교보문고 퍼플) 종이책 / eBook
- <얼룩소>에 매주 자발적으로 글을 올리는 중
꿈과 희망을 믿고 배우며 세상을 보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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