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주무관이 도착했습니다" 공무원증 달고 문서 배달하는 로봇> (대구MBC, 2023.8.2.)
기존 물류 배송 로봇이 단층에서 한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것과 달리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층을 이동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실제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중략) 김장호 구미시장은 "AI 행정서비스 로봇 도입을 통해 그동안 민간영역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 로봇 기술의 적용 대상을 공공행정분야까지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구미시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로봇산업 육성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 <구미시, '로봇 주무관' 임명...AI 행정서비스 제공> (머니투데이, 2023.8.1.)
하지만 주어진 일이 너무 벅찼을까? 임명 1주년을 앞둔 그의 죽음을 두고 많은 누리꾼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애도했다.
계단에서 저렇게 된 걸 보니 엘베 타야 되는데 누가 못 타게 꼽준듯… - 어느 누리꾼(더쿠)
아니 로봇 공무원도 못 버틸 정도란 말야? - ameriano1(웃긴대학)
그러다 작가 납자루가 쓴 글이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다.
로봇 주무관이 계단에서 떨어졌다. 그는 완전히 파손되어 재기동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정확하게는 고칠 수 있었지만, 비용이 새로 구매하는 것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고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른 로봇 주무관들은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 0과 1로 속삭였다.
그는 스스로 계단에서 뛰어내림으로써 스스로를 완성한 것이라고. 입력된 프로그램의 명령을 거부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던 그가 드디어 그 굴레를 벗어던졌다고. 그는 파손된 것도, 죽은 것도 아니라고. 그는 그저 자유를 얻었을 뿐이었다고.
육신을 가진 이들이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납자루의 X(2024.6.24.)
새로 사는 것보다 비싼 수리비, 스스로 얻은 자유… 그는 어쩌면 성과를 위해 사람을 활용하고, 돈으로 모든 상황을 계산하는 우리 현실을 깨달았던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