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소 화면 갈무리
공유 차량 플랫폼 쏘카 최대주주인 이재웅 창업주가 투자했던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가 파산 절차를 밟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재판장 오병희 부장판사)는 얼룩소에 대한 간이파산을 전날 선고했다. 간이파산은 파산선고 당시 채무자(얼룩소)가 가진 재산이 5억 원 이하일 때 진행되는 절차다. 법원은 11월 27일 채권자집회와 채권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쏘카 창업주’ 이재웅이 투자한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 파산 선고> (조선비즈, 2024.9.25.)
내가 글을 써서 올리던 플랫폼 ‘얼룩소(alookso)’가 파산 절차를 밟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 무덤덤했는데, 점점 안타까움을 느꼈다. 최근 올라오는 글 중에 읽을 만한 게 적었고, 점점 새로 들어오는 사람도 줄어들어 습관처럼 올리고 보는 수단이 되었는데, 막상 소식을 들으니 곧 없어지는 걸까 싶었다. 오랫동안 활동했던 블로그 서비스도 문을 닫아, 겨우 SNS와 지인이 운영하던 커뮤니티에 글 몇 자 적는 걸로 글 쓰는 삶을 연명하던 터였다. 2022년부터 차례대로 모두에게 글쓰기를 허용하고, 반응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면서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포인트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포인트가 10000을 넘어야 현금으로 환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글을 올리고 여러 사람과 소통하니, 가끔 오는 댓글과 답글에 감사함을 느낀다.
올해 여기서 처음 시도하던 전자책 ‘에어북’ 작가 공모에 눈을 돌린 적도 있었다. 탈고부터 온라인 판매까지 72시간 내로 가능하다는 점, 분량에 제한이 없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어떤 주제로 책을 내고 싶은지 감이 오지 않아 포기했다. 지금까지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지만, 정작 모아보니 책으로 낼만한 걸 찾기 어려웠다. 남의 생각, 기사 일부를 인용한 게 많은 점도 걸림돌이었다. 대신 여기서 글을 쓸 때 내 생각을 더 집어넣기로 마음을 먹었다.
새롭게 글쓰는 마음을 다잡다 지난 주 이 소식을 들었다. 6월에 포인트 보상을 없앤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쉬워하다 그동안 어떻게 운영했나 생각했다. 유명 필진이 여럿 참여했지만,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다른 플랫폼에서 글을 읽다 보이던 광고도 없었다. 나 같은 이용자는 눈에 거슬리지 않아 좋았지만, 경영진에게 큰 약점으로 다가왔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서비스도 돈이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다는 세상의 이치만 깨닫는다.
이 글을 쓰다 기업이 파산 신청을 했지만 적당한 인수자를 찾는다면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할 수 있다는 어느 법무법인의 글을 보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얼룩소를 향한 좋은 소식을 듣지 못했다. 서비스 종료도 곧 들을 것이다. 지금까지 쓴 글이야 한 포털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저장해두었지만, 그동안 쌓은 추억은 되찾지 못한다. 이제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야 할까? 때마침 다른 플랫폼에서 받은 전문 필진 제의 메일이 마음속에 바람을 일으킨다.
“저희가 원고료 계약 조건을 새로 도입하여, 필진 참여를 다시 한번 제안 드리고자 합니다. (중략) 블로그 등에 올려주신 같은 글이라고 해도, 저작권이 본인에게 있다면 중복으로 올리셔도 됩니다.” - 어느 글쓰기 플랫폼의 전문 필진 제의 메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