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육상 전설' 전민재 "연맹 임원 한 분의 강력 반대로 어머니가" 작심 발언…'마지막 패럴림픽' 마친 뒤 쏟아진 눈물> (SBS, 2024.9.5.)
'장애인 육상의 전설'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는 큰 대회를 마칠 때마다 미리 준비한 글로 소감을 대신합니다. 다섯 살 때 원인 모를 뇌염으로 뇌병변 장애를 얻어 단어를 발음하거나 빠르게 글씨를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략) 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7위를 기록한 뒤 취재진 앞에서 편지를 빼곡히 적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엄지발가락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중략) 다만 전민재는 이날 소감문에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는 "올해는 생활보조가 (경기장 등에) 들어올 수 없어서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중략) 그는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 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라며 "내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고 전했습니다. - 해당 영상 소개글
2024년 8~9월, 프랑스 파리와 주변 지역에서 열렸던 올림픽·패럴럼픽에 각각 출전한 안세영(배드민턴), 전민재(육상) 선수의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 자신의 출전을 지원하는 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장애인육상연맹에 대한 불만을 기자들 앞에서 말했다. 상황은 각자 달랐지만, 처했던 상황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데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해당 단체들은 그들에게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필요한 자금, 관행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배드민턴협회는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 ‘원래 전담하던 트레이너가 연장 계약을 거절했다’, ‘참가 선수의 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가 갖고 있어 협회가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 장애인육상연맹은 ‘예산 문제와 여러 상황이 있었다’, ‘생활 보조는 2022년부터 개인사로 참여하지 못하는 일수가 많았고, 당시 생활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밝혔다.
종목별로, 각 선수의 상황마다 다르지만, 한국 엘리트 체육의 한계 혹은 어두운 면이 드러났다고 본다. 어느 나라든 국제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위해 관련 협회가 만들어지고,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받는다. 다만 한국은 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와 대한축구협회의 사유화 등이 지적받는다.
배드민턴협회는 2024년 9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 중간 브리핑을 통해 회장과 협회 임원들이 여러 대회를 열면서 후원사에게 받은 물품을 자신들과 관계있는 지역에 임의로 배분했고, 3년간 수의 계약으로 산 용품과 협회 감사가 있는 법무법인에 준 돈으로 보조금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HDC 그룹 회장이 맡은 이후 임원 비리, 현 감독 선임 과정에서 터진 문제 등이 검색하면 줄줄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심지어 고려대 출신이 다수라 그들을 중심으로 선수와 감독을 뽑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운영감각이나 철학도 부족해, 최근 2024 파리 올림픽 축구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한국축구는 고려대가 장악했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 홍명보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이 모두 고려대학교 출신이라는 것. - <홍명보-정몽규-이임생까지… 축구팬들 "한국 축구, 고려대가 장악"> (머니투데이, 2024.7.9.)
문화체육관광부가 2일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 대해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현 감독 선임과정 모두 규정과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 선임 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하고 감독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봤다. 감독 내정.발표 후 이사회 선임 절차도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문체부 판단이다. - <문체부 "클린스만·홍명보 감독 선임과정 모두 규정 위반"> (머니투데이, 2024.10.2.)
장애인 엘리트 체육은 비리 문제 등이 보이지 않지만, 대중의 관심과 지원 부족으로 선수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언론사인 연세춘추가 2024년 9월에 연재한 <장애인 체육 기획>을 보면 지난 2004년부터 담당 부처를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했지만, 장애인 체육 선수에 드는 높은 비용과 직업적 불안정성으로 선수 영입이 힘든데다, 선수들도 대회 상금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본업을 겸하는데, 정기 훈련에 참가할 경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 실업팀은 지자체별로 10개 정도고, 서울과 대구 등 일부 지역 체육회에서 2017년부터 기업과 협약을 맺고 이뤄지는 정도다.
엘리트 체육의 비리 문제, 부익부 빈익빈은 언제쯤 개선될까? 당장 공정한 경쟁과 선수 차별없이 지원을 했던 대한양궁협회 등 일부 체육단체의 미담이 주목을 받지만, 모든 종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앞서가는 세계 여러 나라를 따라간다지만, 이러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마저 멀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