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이어 쓰기> #86.
‘감성팔이꾼’이 ‘혐오팔이꾼’에게 보내는 편지
글에 들어가기 앞서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설 연휴를 앞두고 보낸 칼럼 '과거에서 찾는 이야기'에서 본문으로 가기 전 기사 소개가 미흡했습니다. 퇴근하고 밤을 지새며 썼는데, 정성들여 소개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2. 지난 주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습니다. 관련 뉴스도 쏟아지는 중이죠. 이번 이슈를 놓쳐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 주에 올리려고 쓰던 칼럼을 미뤘습니다. 당연히 격주로 나가는 '과거에서 찾는 이야기'도 한 달 쉽니다. 다음 달에 두 번, 옛날 기사를 찾아 좋은 글을 써보겠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지도 (이 부분을 클릭하시면 관련 홈페이지로 링크됩니다.) 이동훈 씨가 질병관리본부 발표와 제보 등을 토대로 만든 지도입니다. 국내 감염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여러 언론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시간 상황판 (이 부분을 클릭하시면 관련 홈페이지로 링크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외 통계, 관련 뉴스 등을 정리한 사이트입니다. 포털에서 일일이 찾아 볼 필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충남 아산시에 걸린 교민 수용 반대 현수막(출처 : 딴지일보 게시판)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글쓰기를 꿈으로 삼는 직장인입니다. 흔히 말하는 ‘감성팔이꾼’이죠. 제 글을 보시고 얼마나 관심을 가지실지 모르지만, 언젠가 보리라 믿으며 몇 줄 남깁니다. 2020년 정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얼마나 불안하셨습니까? 이 편지를 쓰는 지금도 곳곳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었다고 들었습니다. 왜 생겼는지, 어떻게 하면 될지 여러 의견이 쏟아지지만, 저는 요즘 급격한 기후변화와 늘어난 질병 등으로 봤을 때,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경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야생동물이 먹을 물과 식량이 오염되면서, 우리도 그 영향을 받는 거죠. 우리가 지금부터 고민할 문제니, 서론은 이쯤에서 끝내겠습니다.
첫째, 초기에 썼던 ‘우한 폐렴’을 고집하며, 중국과 중국인을 악의 축으로 대하셨습니다. 박쥐 등 야생동물을 먹었다는 이유로 ‘미개하다’, ‘불결하다’ 말씀하셨습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에 ‘중국인 입국 금지’도 하셨네요. 게다가 한국에 와있는 이들도 거부하고 피하셨다고요? 그들이 잠재적 범죄자인가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이 한국인을 차별하고 박해한 것과 뭐가 다를까요? 앞서 말한 ‘우한 폐렴’도 그렇습니다. 이제 ‘신종 코로나’라는 말로 바뀌는 중인데, 죽어라 쓰는 걸 보니, 그 도시에 나쁜 낙인을 찍고, 저주도 내리고 싶은 모양입니다. 거기 갈 일 없다고, 중국이 밉다고, 이러시면 안 됩니다. 사스(SARS)가 홍콩, 베트남 등에서 생겼다고, ‘홍콩 폐렴’, ‘베트남 폐렴’이라 하지 않잖아요.
둘째, 거기서 온 교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할망정, 불평하고, 불안도 조장했습니다. 그들이 내전을 피해 망명 온 사람들인가요? 영화 속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인가요? 한적한 곳의 연수원 등으로 잠시 보낸다는데, 사람이 많이 다닌다며 크게 반대하셨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심사숙고했을 거란 생각은 안하셨습니까? 감염자들을 외딴 섬이나 산등성이로 보낼까요? 이런 식으로 혐오 시설을 대했다니, 안 봐도 뻔하네요. 경제가 죽는다고 언급하셨는데, 사람 목숨이 중요합니까? 돈이 중요합니까? 그 정도로 대한민국의 자본주의가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이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몰라서’, ‘무서워서’ 그러셨다고요? 이해합니다. ‘신종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자신과 주변 사람이 감염될까 두려웠겠죠. 하지만 저는 장애인, 성 소수자, 해외 난민 등도 이런 식으로 대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모르고 두려웠으면, 찾고 만나면서 알아보면 안 되겠습니까? 아, 단순한 사고를 갖고 뭘 그렇게 정부나 기업을 몰아붙이냐고 하셨죠? 돈 때문에 피해자 흉내 낸다고 하셨죠? 그런 당신에게 ‘혐오팔이꾼’이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저보다 오래 하셨던데 지겹지 않으신가요? ‘혐오팔이’로 살기 좀 편하셨나요? 안쓰럽습니다. 차라리 대놓고 ‘저 사람 싫다’라고 하셨으면, 그러려니 하고 말았을 텐데. 사람의 말과 행동으로 돌려서 하니 얄미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태어난 것도, 사는 것도 다 고를 수 없잖아요. 혐오의 도구를 아예 내려놓고, 손을 잡읍시다. 다 좋아할 수 없다면, 바라보며 이해합시다. 지금도 우한에서 온 교민들을 반기고, ‘신종 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열기가 이어집니다. 그런 분들이 계서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계속 돌아갑니다. 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응원합시다. 그리고 사랑합시다. 우리는 같은 인간입니다. 평범한 ‘감성팔이꾼’은 여기서 글을 끝내겠습니다.
이응상 : 많이 모자라며 자존심이 강하고 엉뚱한 사람.
꿈과 희망을 믿고 배우며 세상을 보려는 사람.
누군가에게 친근하고 도움이 되려는 사람.. 이메일 주소 : blueman1988@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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