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이어 쓰기> #95. 공영방송,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라 - ‘국민대리인단’을 다시 꺼내며
추석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연휴 내내 바쁘게 일하다보니 글쓰는 감을 잃은 걸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과거에서 찾는 이야기>는 올릴 날짜를 정해놓고, 글로 쓸만한 기사를 찾았지만, 여유가 부족해 전날 벼락치기로 썼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올린 글의 양을 돌아봤는데 대부분 분량이 너무 적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제 글을 여기만 올리다보니 습관으로 정착되서 편하긴 한데, 피드백을 받을 일이 적다는 단점이 생기더군요. 요즘 SNS에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올리니까 아예 칼럼도 보내자는 결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면 어느정도 반응을 얻을테니까요. 그래서 <생각 이어 쓰기>는 지금처럼 2주마다 여기에 올리고, <과거에서 찾는 이야기>는 매주 SNS에 올리되 괜찮은 글 하나를 골라 여기에 같이 넣기로 했습니다. 매주 쓸 거리와 시간을 정하니까 일이 많아진 대신, 글쓰기 실력은 늘어날 것 같네요.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과거에서 찾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만화를 본다는 건 죄가 아니다 명작소설, 취미생활로 관심돌리게 문) 저희 집에는 국민학교 6학년에 다니는 남자아이가 있습니다. 하라는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고 그저 만화만 보려고 합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다가 만화가게에 들러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만화를 보는가하면 만화책을 빌어다간 집에서도 만화만 보려고 합니다. 만화도 유익한 것들이 있겠지만 너무 학습에 소홀해서 걱정입니다. 이 만화를 보는 열성을 학습쪽으로 이끄는 방법은 없을는지요? 최명혜 <서울 강서구 화곡동> 답) 6학년쯤 되어서도 그렇게 흥미본위의 만화에만 탐닉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생활이 아니겠지요. 부모님께서는 우선 어린이의 정신건강에 유익한 만화를 골라 주어야 되겠고 바로 만화를 읽지 못하도록은 안 될테니 그림이 있는 명작소설같은 것부터 서서히 읽혀 나가도록 하십시오. 다음 단계엔 가족들과 함께 공동으로 건전한 취미생활을 모색해 나가면서 어린이의 개성을 잘 파악하고 살려나가도록 관심을 옮겨주는 일입니다. 유영분 <서울시교육연구원 교육상담실연구사, 카운슬러> --------------------------------------- 2002년 4월 20일, MBC <느낌표>의 한 코너인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나온 이야기다. 두 MC(유재석, 김용만)이 지하철에서 만화책을 보는 남학생을 인터뷰했는데, 감명깊게 본 만화와 소감을 얘기하자 웃는 모습이 방송으로 나갔다. 이후 시청자들과 만화가협회의 항의를 받은 제작진은 홈페이지에 사과글을 올렸고, 나중에 ‘한국 만화책 특집’을 내보냈다. 요즘은 많이 줄었다지만, 만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다. 수준이 낮거나 흥미 위주로 전개되는 내용을 자주 보는 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만화를 본다는 건 죄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찾는 취미생활이다. 곳곳에 수준높고 의미있는 작품이 많은데, 찾아서 보는 눈을 키우도록 서로 이야기하고 도와주는 게 좋지 않을까? * 참고 자료 이번 글을 쓰면서 깨달았는데 평소 즐겨보는 만화가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시사iN에 나오는 <본격 시사인 만화>가 다입니다. 괜히 골랐나 싶었지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썼는데 완성하니 만화의 좋은 점을 안 넣었더라고요. 그렇다고 찾아 넣으려니 글이 어색해보여 링크로 대신했습니다. * KBS와 MBC 사옥(사진 출처 : visitseoul, 위키백과) 공영방송,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라 - ‘국민대리인단’을 다시 꺼내며
2017년 9월 30일, ‘돌아와요 마봉춘(MBC) 고봉순(KBS)’(돌마고) 글짓기 이벤트에 참여하며 쓴 글의 일부다. 공영방송 KBS, MBC의 임직원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망가졌던 공영방송을 되돌릴 기회로 여기며 제작 거부에 들어갔었다. 이후 KBS의 사장과 이사장, MBC의 사장과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물러났고, 새로운 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해직 기자와 아나운서 등은 복직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보도, 다큐 등이 방송되었고,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에서 할 수 없었던 주제를 다루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두 공영방송사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싸늘해졌다. 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우리에게 친숙했던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각자 입맛에 맞는 언론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면서 ‘친정부’, ‘친재벌•검찰’이라는 상반된 평을 듣는다. ‘이럴 거면 뭣 하러 경영진을 바꾸자고 외쳤냐’라는 말을 들을 법도 하다.
우리는 여전히 정부 등 정치권이 두 공영방송의 경영진 혹은 이사회를 쥐고 있음을 간과한다.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는 정해진 여야 이사의 비율로 움직이며 두 이사장은 국회에서 열리는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두 방송사와 정치권은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키려고 지배구조 개선, 사장 선출 방식 개편 등을 해봤지만, 이후 보여주는 모습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때 KBS 사장과 방문진 이사장, 나아가 두 이사회의 이사들을 교육감처럼 직접 뽑으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KBS 사장 후보와 방문진 이사 후보가 방송 연설을 하면 사람들이 각자 판단하여 결정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 이용마 MBC 기자가 생전에 썼던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에 나온 ‘국민대리인단’이라는 단어에 다시 눈이 갔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학력별 비례 등으로 추첨하고, 여야의 판단을 거쳐 뽑는 방식이다. 상시적인 조직이 아니라 국회가 하기 어려운 사안이 생기면 수시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직접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 ’직접 민주주의를 우리 생활에 한 걸음 더 가져올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가 공영방송에 적용된다면 지금의 문제를 어느정도 극복할 사장, 이사장이 나올 거라 기대한다. 그 전에 정치권은 공영방송 인사 등에서 손을 떼야 한다. 이사회를 여야가 추천하지 말고, 시민이 참여하도록 도와야 한다. 정치권에 눈을 돌리지 않아야 시민을 생각하는 공영방송이 될 수 있다. * 참고자료, 읽을만한 이야기 - 이용마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MBC뉴스 이용마입니다> (창비, 2017) 이응상 : 많이 모자라며 자존심이 강하고 엉뚱한 사람.
꿈과 희망을 믿고 배우며 세상을 보려는 사람.
누군가에게 친근하고 도움이 되려는 사람.. 이메일 주소 : blueman1988@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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